객승이 물었다. "한 물건도 없는데, 무엇을 내려놓습니까?" 조주가 말했다. "내려놓기 싫으면 지고 가거라." 내려놓는다는 것은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하지만 어두움(無明) 속에선 집착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 그냥 흘러가면 되는 것이다. 내려놓고, 지고 가는 것은 둘이 아니다. 그냥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된다. 남김없이 내려놓았다 생각되면, 내려놓고 있는 그놈도 내려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