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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고요함에 머물면 자기의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 많은 혁신가나 발명가들이 새로움을 만난 자리도 고요함이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닮으려 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하지만 무조건 따르는 것은 자기 자신을 한계 짓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기 안의 불(自燈明)을 켜야 하는데, 그것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이 고요함이다. 고요함이 부족하면 거기서 시기, 질투, 부러움이 나오며, 그것은 자기 발전에 장애로 다가온다.

마음을 부처(卽心是佛)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을 자성(自性)이라 해서도 맞지 않습니다. 마음 없음이 도(無心是道)라고 해야 맞습니다. 마음은 커졌다 작아졌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허깨비 같은 물건입니다. 반야심경에서 마음이라 일컫는 느낌(受), 생각(想), 의지(行), 알음알이(識) 역시 왔다 갔다 합니다. 한없이 헷갈리고 흔들리는 것이 마음입니다. 하지만 뒤에서 묵묵히 마음을 헤아리고 감찰하고 있는 놈이 있습니다. 그놈을 잡으세요. 그놈이 주인공(自性)입니다.

아는 자는 따라 믿지 않는다. 믿음을 만저 요구하는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의심을 가져라. 마음을 먼저 강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선도(仙道)는 몸과 마음으로 증험함을 중시한다. 결코 믿으라고만 하지 않는다. 지혜(깨우침)를 길러라. 지혜를 동반하지 않는 순박(淳朴)은 바보나 다름 없다. 믿지 말고 알아 차려라. 자기 안의 불을 켜라.

깨달은 자는 에너지 소모율이 낮다. 그는 생각이 필요할 때만 그것에 몰두하고, 나머지 쓸데없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무위(無爲)는 자기가 할 일도 미루는 삶이 아니다. 무리하게 애쓰지 않는 것이다. 일이 있을 땐 힘을 다하여 하고, 쉴 때는 식(息)을 단전에 내려놓고 충분히 쉰다. 그는 쓸데없는 것을 머리와 가슴에 담아두지 않으므로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는 일이 없다.

깨달은 자에게는 소유욕(Desire)이 없습니다. 그가 필요한 것(Needs)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에게는 아쉬움이 없습니다. 그는 인과에 매여 살지 않습니다(不落因果). 늘 그것을 밝히 알기(不昧因果) 때문입니다. 그는 생각에 끌려가지 않습니다. 그는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생각을 일으킵니다. 평소 때는 그저 고요함(靜) 속에 머무릅니다.

맛에는 고급, 저급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급 맛을 본 혀는 왠만하면 저급은 피하려합니다. 당신의 스승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는 사람은 여기 저기 다닐만한 곳은 모두 찾아 다녀보는 것이 좋습니다. 양념이 많이 들어가야 고급 음식은 아닙니다. 가급적 흔한 식재료로 순수한 맛을 낼 줄 아는 사람이 능력있는 요리사입니다.

인적이 드문 산속에 머물며 수행한다고 고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바닥에서 고요할 수 있어야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선정(禪定)을 위해선 일단 생각을 하나로 단순화시켜야 합니다. 우리 마음은 하나에 머무르면 나머지 생각들은 힘을 잃는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단전에 마음두기(意守丹田)를 추천합니다. 단전에 마음을 보내는 것 하나 만으로 몸이 느슨 편안해지며 의식은 저절로 고요해집니다. 고요함과 친하세요. 고요함(入靜)은 깨달음의 전령사입니다.
https://youtu.be/116E3Cfg_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