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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말은 짧게 결론부터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요약해서 결론을 먼저 밝히고, 그 뒤에 설명해주는 방법이 있고, 반대로 먼저 제반 설명들을 지루하게 한 연후에 핵심을 말하는 화법이 있다. 나는 주로 전자(前者)를 택한다. 후자는 미로(迷路)를 헤매는 것 같아 우선 말하는 나부터 답답하다. "결론부터 간단히"를 대표하는 글은 누가 썼는지는 몰라도, 단연 반야심경(般若心經)이 으뜸이다. "오온(五蘊)이 모두 텅 빈 것을 보고 일체의 고(苦)를 여의었다(照見五蘊皆空度一切苦厄)"를 읽고 눈이 훤해졌던 기억이 있다. 나머진 사족(蛇足)이 아니던가? 그것도 길다.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을 화두로 삼아보라. 그야말로 말로만이 아닌 돈오(頓悟)를 바로 실감할 것이다.
달과 손가락
2023. 3. 4.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