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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바라봄

두 교황

thedaywemet 2020. 1. 2. 08:00

 

반대를 무릅쓰고 사임을 결행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교황 프란치스코의 우정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을 보았다.

바티칸의 추기경들이 하는 교황 선출(콘클라베) 광경이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영화, 보는 2시간 내내 행복했다.

탱고를 추고, 축구에 열광하며, 격의 없게, 그 답게 산다는 신임 교황 프란치스코. 
세상이 혼란스러워 아름답다는... 피자를 좋아하고, 작은 거처, 작은 자동차에 만족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보듬으며 사는 것이 사제의 사명이라는 그.

추기경 반 이상이 알아듣지 못하는 라틴어를 자주 쓰고 전통적 격식을 고수하는 베네딕토 16세.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프란치스코가 더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에겐 두 사람이 모두 필요하다. 

자신이 자리에 머물면 교회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과감하게 교황 자리에서 물러나 침묵의 화신이 되겠다는 베네딕토 16세. 

자신의 정책에 반대만 하던 프란치스코에게 교황직을 양보하는 베네딕토, 13억의 교회 법으로 평생이 보장된 최고의 권위 있는 자리, 과연 누가 그처럼 단호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부하 신부(프란치스코)에게 고해성사하면서 어려서부터 주님의 음성을 들으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었고, 주님이 늘 곁에 있어 외로운 줄 몰랐는데, 교황이 된 지금은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하느님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알 수 없다고 아기같이 솔직하게 고백하는 베네딕토 16세.
 
나중엔 자기를 내려놓고 대중들이 모두 보는 길에서 프란치스코에게 탱고를 배우고,  

마침내는 그의 집을 찾아온 새 교황과 함께 콜라와 피자를 먹으며 그로선 파격적인 그의 조국 독일과 프란치스코의 고향 아르헨티나의 축구 중계를 응원하는 베네딕토 16세.

둘의 대화 중 감명 깊은 한 토막,
"기도하는 동안 담배를 피우는 것, 그리고 담배 피우는 동안 기도하는 것, 같은 행위인데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가?
 
<이사야 41:10>의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프란치스코를 통해 들으며 주님이 함께 있지만, 자신에겐 미소짓지 않는다는... 神과 함께 살지만 우리는 神이 아니라는 베네딕토 16세. 

어떤 성직자가 그렇게 솔직할 수 있을까?  그를 통해 가톨릭의 새 면모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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