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빌려온 남의 소가 몇 마리인들... 본문

일상 속 바라봄

빌려온 남의 소가 몇 마리인들...

thedaywemet 2019. 11. 17. 08:00


며칠 전 귀한 분을 만났습니다. 몇십 년을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셨고, 현재는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십니다. 


모태(母胎) 기독교인이시지만 불교, 이슬람교, 또한 명상에도 조예가 깊으셔서 은퇴 후에도 주에 한 번은 댁에서 후학을 가르치신답니다.

새로 지은 집구경을 마치고 그분의 서재에 들어가 보니 과연 평생 치열하게 공부하신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자세가 우측으로 기울어 있으셔서 애써 움직이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오래 살아야 하는데..." 하는 말씀에서는 무상함이 묻어났습니다.


* * * * *


여객선 갑판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파이프를 문 우아한 옷차림의 노인이 햇빛에 얼굴이 그을린 선원에게 자랑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젊은이는 철학을 아시오?"
"아니오."
"그럼 신학을 공부한 적이 있소?"
"아니오."
"그럼 해양학이나 기상학은 공부했겠지?"
"아니오. 대학을 가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젊은이는 인생의 반을 허비했구려."

선원이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수영은 하실 줄 아십니까?"
"못하오. 하지만 나에게 그런 것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오."

몇 시간 후 그 배는 침몰했습니다. 노인의 생사는 알 수 없었습니다.


* * * * *


빌려온 남의 소가 몇 마리인들 무슨 소용입니까? 내가 직접 밥을 먹어야 배부른 것 아니겠습니까?

깨달음 공부는 모으는 공부, 아는 공부가 아닙니다. 이 공부는 계합(契合)하는 공부, 내가 진리 자체가 되는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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