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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光同塵

견성, 소주천과 체험

알아챔 2023. 3. 18. 06:29

견성(見性)에 꼭 체험(體驗)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체험이 있으면 그것이 깨달음으로 가는 계기가 된다.

누구는 구름이 걷히며 백두산 천지가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누구는 "꼬끼오" 닭 우는 소리에, 누구는 장작불이 튀는 것을 보면서, 누구는 스승이 귀를 잡아당기는 바람에, 또 최근의 인터넷 카페의 누구는 기차에서 우연히 자신의 뒷모습을 보는 눈이 생기더니... 체험도 참으로 다양하다.

왜냐하면 하늘은 우리 모두가 깨닫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몇 번의 체험이 있었지만 그중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가장 강렬했던 것은 오래 묵혀왔던 왼쪽 옆구리 기맥(氣脈)이 "스르렁"하며 열렸던 체험이다. 그때는 정말로 통 밑이 쑥 빠지는 느낌이었다.

봉우(鳳羽) 선생님의 직접 지도를 받고도 너무 힘들어 "이건 아니구나!"라고 거의 포기했던 어느 날, 오산리 순복음기도원(신도는 아님) 금식기도에 참여한 뒷마당에서 태극권을 하던 중의 일이다.

어라! 하며 순간 "하느님의 은총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것이 어려서부터 나를 너무 기독교 쪽으로 밀어붙여 반감이 많았던 어머니와의 화해의 계기도 만들어 주었으니 너무나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물론 그때 불교의 간화선(看話禪)에도 심취해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한편 그 기도원의 체험이 화두(話頭)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으니, 세상일은 참 알고도 모르겠다.
일이 그리될 줄을 누가 알았으랴!

"흰 고양이면 어떻고, 검은 고양이면 어떠냐?"라 말했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생각난다.

사실상 깨달음과 소주천(小周天)은 신앙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아니, 신앙이 있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것은 전혀 개인적인 일이니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체험이 있으면 깨달음으로 이어지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라. 체험이 없다고 깨달음이 오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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