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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ji Yoga/3. 깨달음 (Enlightenment)

선정과 깨달음

알아챔 2020. 7. 2. 08:00

분명 지도무난(至道無難)이라는 가르침이 있었어도, ‘담박 깨닫는다’고 말하면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사람은 각(角)을 잡고 오래오래 앉아 선정(禪定)을 유지해야만 깨달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생각이 바뀌기 전에는 깨닫기 어렵습니다. 

 

육바라밀(六波羅蜜)에도 선정(禪定)을 지혜(智慧)보다 앞서서 이야기하고 있고, 지관법(止觀法)에서도 관(Vipassana)의 앞에 지(Samatha)가 자리 잡고 있다고 고집 피우는 데는 달리 설명할 도리(道理)가 없습니다.

 

선정(Samadhi)을 말하자면, 보통 팔선정(八禪定)에 멸진정(滅盡定)을 추가해 구선정(九禪定)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만, 석가모니도 깨달음과 연관해서는 색계(色界) 사선정(四禪定)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초기(初期)에는 선정도 생략하고, 바로 언하대오(言下大悟)를 사용하셨는데 그 점에 있어선 중국의 조사선(祖師禪)과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 인도 명상(冥想) 계열이나 남방불교(南方佛敎), 그리고 간화선(看話禪)을 막론하고 반듯한 자세(結跏趺坐)를 너무 중요시하고, 사선정(四禪定)을 넘어선 구선정(空無邊處定, 識無邊處定, 無所有處定, 非想非非想處定, 滅盡定)을 추구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할까요? 

 

그것이 중요하다면, 왜 석가모니는 제자들의 깨달음을 위해 얕은 선정인 사선정을 지도하셨으며, 역대 조사(祖師)들은 왜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 혹은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로 담박 깨달으라고 말씀하셨을까요?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수행에는 선정(Samadhi) 중심과 지혜(般若) 중심의 두 가지 행법(行法)이 있습니다. 그 두 가지 중에서 석가모니나 조사(祖師)들은 지혜를 택하였을 뿐입니다. 그리하다 보니 깊은 선정은 필요하지 않았었지요.

 

선도(仙道)는 의수단전(意守丹田) 하나에 선정과 지혜를 모두 녹여 넣어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 하나만으로 선정을 넘어 지혜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적합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방장이 불판에 고기를 올려주면서 20분 정도를 구워서 먹으라고 말했는데 어쩐 일인지 10분을 익혔더니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습니다.

 

자, 이제... 주방장 말대로 10분을 더 구워 검게 태워 먹어야겠습니까? 비록 10분을 익혔지만, 맛 좋게 익었으니 바로 먹어도 상관없겠습니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깨달음은 없는 것을 어디서 가져오거나, 누구로부터 받는 것이 아닙니다. 몰라서 그렇지, 원래부터 거기 그대로 있었던 것입니다.

 

지혜가 일어나 자기를 깨우치고(見性)나면 그대로 그만입니다.

 

지루함과 상기병(上氣病)을 무릅쓰고 오래 오래 앉아 버티는 것이 능사(能事)는 아닙니다.

 

수행(修行)은 선정(Samadhi)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혜(般若) 얻기가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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