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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光同塵

토사구팽

알아챔 2024. 3. 24. 09:37

"나"라는 것이 있느냐 없느냐, 그것은 수행자가 제일 먼저 가려내야 할 화두(話頭)다.

모든 것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나'이기 때문이다.

 

불문(佛門)에서 ‘나’라는 것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그들은 열심히 '내가 없다(無我)'는 것을 말하고,

심지어는 최면을 걸어서까지 자기가 없다는 것을 마음에 심으라고 역설한다.

 

그렇게 하는 근거로는 오온(五蘊: 色受想行識)을 '나'로 규정하고

오온 중 어떤 것에도 주체(主體)가 없다는 것을 들이댄다.

 

그들의 말을 경청하다 보면 일견(一見) 일리(一利)가 있다는 것을 알 수는 있으나,

과연 나를 구성하는 요소가 오온이 모두인가에 다다른다면 의문이 그치질 않는다.

 

선도(仙道)에서의 사람 구성요소에는 오온(五蘊) 외에 기(氣)와 신(神)이 있으며,

Bible에도 코에 생기(生氣)를 불어넣어 생령(生靈)이 되었다고 되어있다.

 

백 보 양보하여, 나라는 것이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반야심경(般若心經)의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은 어찌할 것이며,

임제(臨濟)의 "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은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토사구팽(兔死狗烹)'이란 말이 있다.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아진다'는 뜻으로,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그 목적에 이용된 도구나 사람은 무용하게 되어 제거된다는 의미이다.

 

절대로 토끼가 잡히기 전까지 사냥개는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없어서는 살아갈 수도, 도(道)를 깨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먼저 사냥개부터 잡아먹으면, 토끼는 누가 잡을 것인가?

완전히 도(道)를 깨칠 때까지 '나'라는 놈을 없애서는 안 된다.

비록 그놈이 허망(虛妄)하고, 고(苦)를 주는 놈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선도의 마지막 공부는 "연신환허(練神還虛)"이다.

하지만 그 공부는 "연기화신(鍊氣化神)이 이루어진 다음"에나 가능하다.

 

최소한 그때까지는 "수처작주(隨處作主)" 해야 한다.

자기를 부정하거나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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