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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구루 본문

虛其心

바람직한 구루

알아챔 2024. 2. 17. 11:42

보기엔 잡놈 같은데 몸을 맡길만한 구루(guru; 영적 스승)가 있는가 하면, 보기엔 그럴듯해도 사이비인 구루가 있다.

구루의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구루가 입은 옷, 사는 집으로 구루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머리를 면도로 밀었다고, 상투를 틀고 도포를 입었다고 좋은 구루는 아니다.

제자들에겐 힘들고 어려운 수행을 강요하면서,
자기는 같이 하지 않는 구루는 사이비일 공산이 크다.

나이가 있더라도 수행할 때는 언제나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구루에게 배워야 성공한다.

너무 구차하게 살거나 돈을 너무 밝히는 구루에게 배울 것은 거의 없다.

여자를 멀리하라 가르치거나 너무 밝히는 사람도 그리 바람직한 구루가 아니다.

구루라면 부자나 권력자들에게 선(線)을 대려 하거나 그들에게 아부성 발언을 하지 않는다.

그리한다면 속인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정말 얻을 것을 모두 얻은 구루는 아쉬운 것이 없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구차하게 놀지 않고, 사람이 오고 가는 것에 크게 마음 두지 않는다.

해야 할 말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며,
강론할 때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으며,
부득이 어려운 문자나 외국어를 쓸 때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공력을 지니고 있는 구루는 늘 자기 확신에 차 있지만, 자만하지는 않는다.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믿으라고 하지 않으며,
모르는 것에 대해선 모른다고 답한다.

점잖은 척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 성스럽다고 하거나 고고한 척도 하지 않는다.

잘못을 보더라도 이미 저질러진 것에 대해선 재론하지 않으며, 다음엔 그러지 말라고 낮은 소리로 타이른다.

먹고 마시는 것이 유별나지 않으며, 사람이 먹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다.

늘 사람을 편하게 대하며 유머러스하다.

자신이나 남의 외모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며, 생긴 것을 자랑하지도, 못났다고 아코 죽지도 않는다.

나이가 어리다고 막 대하지 않으며, 친하지 않은 사람에겐 말을 놓지 않는다.

다정할 때는 솜사탕 같다가도, 이치가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보면 호랑이처럼 포효한다.

술에 취해 헛소리하는 법이 없으며, 식탐하지 않고, 하루 한 번이든 두 번이든 몸과 상의해 가며 음식을 취한다.

그리고 늘 인자한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풍모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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