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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바라봄

철학, 인문학에만 몰두하는 사람

알아챔 2024. 2. 5. 10:46

신앙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깨우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또한 그런 사람에게는 수행도 크게 필요 없다.
왜냐하면 신앙이란 이미 결정 난 사항이므로, 재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겐 오직 숭배 행위만 필요하다.
신앙에 대해 학문적 고찰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럴 때 신학이라는 것은 단지 신앙의 대변일 뿐이다.

하지만 수행자에게는 큰 신앙이 필요치 않다.
수행이란 자기를 닦아내 그 밑에 자리 잡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므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신이나 부처에 대한 믿음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수행을 이어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있으면 된다.

철학과 인문학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사유와 논리를 중요시하며 사는데, 만나보면 쓸데없는 이론에 너무 시간을 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기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설명하려 애쓰는데,
그런 경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지루함에 빠진다.
중간에 '결론이 뭔데요', '요지부터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하면 지능이 낮거나 이야기를 들을 줄 모른다는 핀잔을 듣게 된다.

그래서 그런 사람과 몇 번 이이기를 나눈 사람들은 다음부턴 그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것을 기피한다.
걸려들면 곤욕을 치르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은 마치 신문 기사처럼 서두에 결론부터 말해주기를 바라며,
그것이 부족하면 짧게 부가적인 핵심 설명, 시간이 넉넉하고 할 일이 없다면 나머지 세세한 이야기에 자기를 맡긴다. 

그런 사람, 즉 철학적인 사람은 신앙을 이야기하지만, 실제의 신앙은 없다.
대신에 자기에게는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공평함이 있다고 스스로 으쓱한다.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이론적인 전개이며, 진리를 찾아 들어가는 직접적인 수행은 귀찮은 일이다.

그런 사람은 스승 되기가 어렵다.
스승보다는 교수가 적합하다.
교수 역시 지루하면 환영받지 못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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