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光同塵
배사율
thedaywemet
2020. 3. 27. 08:00
스승 밑에서 배우다가 그를 떠나게 되거나 파문(破門)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없으면 못살 것 같이 살다가도, 헤어질 인연이면 헤어지는 것이 인생사이니 떠나야 할 일이 생기면 떠나고, 보내야 하면 보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떠한 사정(事情)으로 인해 헤어지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법은 지켜져야 한다.
배운 것 중에 허락 없이 타인에게 전하지 않는다고 한 약속은 무엇보다 먼저 지켜야 한다.
스승에 따라서 가르침이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독선적일 때, 그리고 그 밑에서는 더 이상의 진보를 기약하기 어려울 때 조용히 스승을 떠날 수 있다.
그리고 제자가 사고(思考)가 반듯하지 못해 종지(宗旨)를 어기고, 공부 외에 잡사(雜事)를 쫓으며, 오만(傲慢)하여 문중(門中) 내에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을 때는 스승이 파문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떠난 이후에는 상호 섭섭한 감정을 내세워 상대를 비난하지 말 것이며, 누가 묻더라도 가급적 말 수를 줄이고 사실(事實) 만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것이 수행자의 자세다.
특히, 약속을 어기고 대외비(對外秘) 공법을 함부로 개인이나 단체에 전하거나, 자기 정당화를 위해 없는 스승의 험담을 하면 배사율(背師律)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예로부터 지켜 내려오는 엄격한 공부처의 규범(規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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